어제는 플러터를 그만두면서(앞으로 플러터를 메인으로 개발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 하고 있는 생각들을 정리했다면
오늘은 개발 업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게 된 사건들에 대해 정리하고 싶다.
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한 글이라서 남들에게 딱히 유익할 내용이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짧고 쉽게 정리하겠단 뜻이다.
지난 글에서 항상 공고를 올리고 있는 회사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과거의 나는, 그런 공고들이 나를 항상 기다려 주고 있어서 😊 저 정도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실력만 되면
이력서를 제출하고 그리 어렵지 않은 과정을 지나 바로 회사에 출근을 하고
그렇게 개발 경력을 쌓아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회사에서 원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 회사의 일을 쳐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한 것이다.
많은 경우, 직원은 그저 도구고 부품이다.
도구는 내가 원할 때 원하는 형태로 쓸 수 있어야 하고,
구매자는 이를 가장 기능 많은 걸로, 가장 싸게 사고 싶어 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 회사의 일을 쳐 낼 수 있는 사람이 최종 합격자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 사람이 뽑혔다면 거기에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내가 살짝이나마 경험해 보니, 도구인 나를 이런 형태로 시장에서 유통하는 게 결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왜냐면, 개발자는 특히나 항상 학습을 해야 하는 존재라서, 근무 중인 시간이 아니면 나머지 시간은 공부를 하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거나 알바를 뛰거나 잠을 자거나 밥을 먹거나 운동을 하거나 딱 이 정도만 가능했다.
이런 삶을 얼마나 살 수 있을까?
그렇다고 돈을 많이 받는 입장도 아니었는데?
공부 많이 하고 개발 경험이 풍부하다고 그런 사실이 연봉에 바로 반영되는 게 아니다.
그런 건 '경력'이 아니잖아.
어느 정도 수준 이하의 회사는 개발자에게 절대로 돈을 많이(아니, 많이는 고사하고 제대로) 쳐 줄 의사가 없다.
대표가 다 가져가려고 하지, 개발자따리한테 기술 값을 쳐 준다고?
그래서 내가 '아, 플러터 완전 그만두고 백엔드로 지원하자. 코테 치든, 코테 성적 만들어 놓든 해서'라고 생각하게 된 것.
'지원하는 회사 수준을 좀 올리면 내가 마주하게 될 환경도 더 나아질 확률이 올라가겠지.'
그런데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까
내가 나이가 적은 나이도 아니고(솔직히 나는 개발하는데 나이 커트라인 별로 생각 안 하는데 이걸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니)
개발은 내가 '좋아해서' 여기까지 온 거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도 해서
'이럴 거면, 공장 다니면서 남는 시간에 개인 개발 계속 하는 게 더 건강한 삶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덧붙여, 개발자가 무슨 전문직도 아닌데
개뽕차서 특히 고졸 개발자들 <- 고졸이든 대졸이든 전혀 관심 없음. 근데 고졸+개발자를 훈장처럼 여기는 사람이 생각보다 꽤 되니 그걸 보는 일반인은 매우 버겁다. 그렇게 잘났으면 왜 개 쉽고 개 싼 방송대라도 안 감??? 대졸이 되어버리면 특별하고 대단하고 특이한 '고졸 개발자'가 일반 '대졸 개발자'가 되어 버려서??? 반짝이는 존재가 평범한 존재로 전락해 버려서???
회사에서 자기가 천재 개발자라고 하고 다니고
내가 이런 사람들한테도 너무 지쳐서
이 업계를 완전히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라고 생각하는 지점까지 왔다.
많은 생각들이 마음속에 우글우글하다 보니 두서도 별로 없는 것 같다.
결론은,
정말 너무 힘든 매일의 연속이었지만
개발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왔는데
사랑하는 개발이 나에게 주는 것은 똥 덩어리밖에 없어서(지금까지는!)
이 새끼랑 헤어질까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나는 일찍 퇴근하는 거 좋아하니까 8-5 일하고,
사람들이랑 평범하게 어울리고,
비상식적이거나 좀 정상이 아닌 것 같은 사람이랑은 멀어지고,
퇴근하면 운동도 하고 때론 외식도 하고 술도 먹고,
월급 나오면 저축 꼬박꼬박하고,
그러면서도 사회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사회인!
정말 내가 원하는 건 딱 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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