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것 때문에 정말 '차라리 날 죽여 주세요' 지경까지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이 기록을 남긴다.
비정형 안면통 키워드로 들어오는 분이 좀 계셔서 그렇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고 전문 지식은 커녕 관련 지식도 별로 없다.
다만, 꽤 예민해서 병이 나도 빨리 문제의 원인을 잡는 편이다.
아래에 내용이 좀 긴데 이렇게까지나 자세하게 적어 두는 건
사람에 따라 증상이 발현된 원인과 타임라인, 적용하면 좋을 해결책이 다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나와 비슷한 분은 내 해결책을 한 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이 너무 길면 3번만 보셔도 된다.
1. 증상(꽤 여럿이기 때문에 기억나는대로 적는다.):
왼쪽 치아로 음식을 씹을 수 없음.
내 왼쪽 치아들은 치료를 여러 번 받았는데 증상으로 응급실을 가기 한 달 전 간 치과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왼쪽 턱 디스크가 있는 쪽에 붓기(멍울)가 있음.
광대가 욱신거리고 아픔.
귀 연골(굳이 정확한 위치는 기록 안 하겠다.)이 욱신거림.
귀 속이 욱신거림.
삼차신경통 증상 아님.
아픈 증상이 거의 쉼 없이 하루 중 23시간 정도 지속됨.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뭔가 씹었다 하면 바로 통증이 몇 배가 됨.
치아끼리 부딪혀도 죽을 것 같음.
119 부르고 응급실 간 날에는 입 안이 엄청나게 뜨겁고 부어올라 얼음물을 계속 입 안에 넣고 있지 않으면 진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
이 외에도 더 있는데 우선은 여기서 끊는다.
증상 관련해서 아래에 더 언급할 것이다.
2. 타임라인:
1월에 A형 독감 앓음. 이때도 죽는 줄 앎.
2월에 퇴사 관련해서 엄청 앓음. 진짜 몸과 마음 모두에 엄-청난 스트레스 폭탄이 떨어짐.
퇴사를 마음 먹은 순간부터 조금씩 증상이 시작됨.
음식을 씹을 때 왼쪽 이가 아프기 시작함
(이가 아프기 전에 치실을 쓴 후 특정 치아 주변에서 감각이 예민해진 일이 있었고
그 이후로 찬물로 입을 못 헹구고 찬물을 마시는 것도 어려운 이슈가 있었음.).
처음엔 그럭저럭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가면 갈수록 음식을 씹는 것 자체를 못 하게 됨.
이와 동시에 턱 디스크 쪽에 멍울이 생기기 시작함.
내 생각으로는 림프 아님. 턱관절 또는 턱관절 위쪽임.
멍울이 생겼다는 걸 인지한 뒤 그걸 풀기 위해 마사지함.
그 다음날 '와~ 나 죽는다.' 수준으로 아파서 치과에 달려감.
CT 찍었는데 치아나 잇몸에 이상 없음.
어금니 등지에 보철 치료를 해야 한다 생각했는데 치과에서 그에 대해 언급 안 함.
보철 치료하면 치아 삭제를 해야 돼서 나도 더 이상 언급 안 함.
그리고 그냥 '스트레스 때문에 이 멍울이 일시적으로 생겼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완화하려고 시도함.
그러나 사는 곳의 환경이 너무 안 좋았음.
소음 때문에 제대로 못 잔 지 몇 달째였고 24시간 중 고요히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음.
그리고 거주 중인 곳이 오르막길에 있었는데 심하게 수평이 안 맞았음.
체중계를 아예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집이 기울어 있었음(항상 몸이 뒤틀린 채로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
...(줄임)
3월 내내 통증을 그냥 생으로 버팀.
4월 초에 일이 터짐.
몸과 마음 모두 무리는 계속 하고 있었는데 하는 작업을 늦출 수가 없어서 당일 비타민을 큰 거 2개 먹고 스터디를 함.
저녁으로는 찹 스테이크 같은 고기를 무리하게 씹었었음.
저녁 먹은 직후부터 이와 잇몸, 그 주변 부 등 왼쪽 얼굴에서 눈썹 아래로 다 엄청 아프기 시작함.
입 안이 불덩이 같아 얼음물로 식혀 가며 스터디 진행함.
7시 정도부터 아팠는데 11시 정도 되니까 이거 무시할 수 없는 증상이라고 느낌.
바로 본가에 연락함.
신경과 진료가 가능한 응급실 연락처를 119에 부탁함 > 받고 전화 다 돌려 봤는데 연락 안 됨 > 119 불러서 그쪽 통해 빨리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해 봄 > 혹시 입원할까 싶어 가방 메고 얼음물 들고 나온 나를 119 대원이 '존나 또라인가?' 같은 표정으로 봄 > 상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삼차신경통을 언급했으나 그게 뭔지 모름 > 하여튼 당신은 사지가 멀쩡하고 혼자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구급차는 탈 수 없으며 응급실을 가도 거의 제대로 진료를 받을 수 없을 것이며 가능한 처치는 진통제 맞는 게 다일 것이다라는 설명을 듣고 부모님 차로 이동하기로 함 > 어찌 어찌 응급실 감 > 안면통은 신경과에서 진료하지 않는다, 신경외과를 가야 한다는 말을 들음(응급실 이동 전 간호사 친척들을 통해 신경과 가야 한다고 체크 다 함) > 일단 본가로 이동한 뒤 아침에 해가 뜨면 바로 병원가기로 함.
그런데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부산에서 본가가 있는 창원으로 가면서 점점 통증이 줄었다. <- 지금도 미스터리함.
집 침대에 누웠을 땐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듯 한 느낌도 받음.
그러나 시간 지나니 통증이 다시 발생했고 심해서 바로 파티마병원 신경과로 이동함.
파티마병원 가니까 안면통은 신경외과가 아니고 신경과가 담당한다고 해서 처음에 나를 빠꾸 먹였던 부산 광혜병원에 빡이 쳤지만 그냥 잊음.
내 이야기를 들은 의사는 > 안면통이다, 진통제 1주일 분 주겠다, 그거 다 먹고 증상 봐서 뇌 MRI를 찍든가 하자라고 답함.
'이걸로 되겠어?'싶었지만 일단 그것만 받음.
[핵심]
3. 증상이 완화된 과정:
그리고 다음날부터 추천 받은 한의원을 감.
침을 맞음.
맞고 나서 별 차도도 없고 처음 3~4일 정도는 계속 아팠음. 그 당시에도 '나 죽네~' 했음.
진통제 계속 먹었음.
그런데 침 맞은지 5일 정도 되니까 증상이 많이 호전됨.
이게 침 때문인지는 모르겠음. 그런데 신경통이 '완화'된 건 사실임.
약 받은 지 6일 저녁부터는 진통제를 안 먹음.
그래도 이때까지 음식을 씹을 수 없어서 죽만 먹었고 김치 정도도 오른쪽 치아로만 대충 씹어서 삼킴.
침 맞기 시작한 지 1주일 정도 되니까 통증 자체가 엄청 줄어들었음.
진통제를 아예 안 먹어도 될 수준.
그러나 아팠던 부위에 아주 아주 미세한 통증이 있음.
그래도 오늘이 아픈 지 거의 2주째인데 음식을 씹을 때 치아에 뭔가 부하가 걸리는 거 같고 압력도 느껴지지만 음식을 아예 못 씹을 정도는 아니었고 고기를 씹을 수 있었고 음식을 먹고 난 뒤에도 심한 통증이 올라오지 않고 있음.
(만약 문제가 그대로라면 고기 같은 거 먹고 난 뒤 죽을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
본가에서 치료를 시작한 뒤로 있었던 일은
거의 잠을 못 잤음 -> 조용한 환경에서 제대로 잠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거의 못 했음 > 스트레칭 및 걷기를 좀 함(몸을 풂.)
아주 심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음 > '아~ 씨발, 모르겠다, 나 죽으면 다 무슨 소용임? 다 때려쳐!!!' 모드로 지냄
수평 안 맞는 곳에서 삶 -> 수평 문제 없는 1층에서 삶
이 정도.
새 약을 받으러 병원에 갔을 때 통증이 10점 만점에서 1점으로 줄었다고 하니까
약만 한달 치 주고, 또 아프면(?) 오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안면통의 가장 큰 원인이 스트레스라며...
나는 안면통이 얼마나 아픈지 진짜 완전 알기 때문에 비상시를 대비해 약을 한 달 치 잘 가지고 있다.
참고로 침 맞은 이후로, 약은 6일 저녁치부터 지금까지 전혀 안 먹고 있다.
한의원도 원래 2주 정도는 침 맞는 게 좋다고 해서 계속 갔어야 했는데 바빠서 총 8일 정도만 갔다.
이 정도면 누군가에게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는 다 한 것 같다.
아, 추가 사항이 있네.
총 4개 발치하고 교정했음.
교정이 잘 된 케이스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몸이 변형됨.
지금은 오픈바이트고 왼쪽 어금니쪽이 과다하게 물림. 주변 치아에 과부하가 계속 걸리는 상황.
그래도 더 이상은 치아와 잇몸에 무리 주는 교정을 할 생각이 없음.
턱에 멍울 같은 거 생겼을 즈음에 전체 치아가 간질간질하면서 이가 이동하는 느낌 계속 느낌.
실제 치아가 매일의 몸 상태에 의해 계속 변하는 중.
치과에서도 치아 동요가 있다고 확인함.
전신의 뼈 균형과 목 뼈, 등 근육 상태가 안면통에 미치는 영향이 꽤 큰 것 같은데 이 글이 지금 너무 길어서 여기에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 더 남김.
수평 안 맞는 집에서 사는 거 아님.
그러고 보니 내가 직전에 살던 집(주택 2층)도 수평이 안 맞고 방이 중앙으로 꺼져 있었는데 거기 살면서는 어깨가 아파서 진짜 엄청 고생했음.
[이 글은 '한의원이 최고다.', '안면통은 침 맞으면 치료된다.'라고 하는 글이 아닙니다. 정말 살기 위해 두 개 다 해 본 결과의 기록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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